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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2020. 3. 12
‘행정학이 이해가 안 돼요! 행정학이 도대체 어떤 학문인가요?’, ‘행정학 때문에 우울하고, 인생이 힘들어요!’, ‘행정학 공부가 어려워서 전공을 바꿀까도 생각하게 돼요! 행정학에서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 거죠?’
행정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이든,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든, 어떤 목적으로든 행정학을 공부해 본 사람들에게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다. 무엇이 이토록 행정학을 골칫덩어리 학문으로 만든 것일까? 물론 저자도 학생으로서 행정학을 공부할 때 ‘행정학은 왜 이렇게 추상적인 것일까?, 행정학 공부가 실생활과 얼마나 연관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이 깊었었다. 그러다 보니 더 열심히 행정학을 공부해서 행정학의 실체를 알아 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행정학을 열심히 공부하면 할수록 순간순간 내가 배운 것이 과연 무엇인지, 공부한 것이 무엇인지가 아리송해질 때가 많았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학자들은 행정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학문으로써의 탄탄한 기반이나, 깊은 뿌리를 바탕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정치나 다른 사회적 환경의 변화 현상들을 설명하고 예측하고, 대응하고자 하는 가운데 발전해 온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학문의 정체성부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도 이러한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오던 중 2016년 초판 발행 후 2018년 전면개정판으로 출판된 ??인간과 조직: 현재와 미래??를 펴내면서 과감한 용기를 내보게 되었다. “행정학 논의가 ‘인간과 조직’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속으로만 품고 있던 용기를 실행에 옮기도록 저자를 이끈 것이다. 이 책의 제호도 이러한 바람을 담아 “인간과 조직을 위한 행정학”으로 정하게 되었다. 요즘 신세대들이 즐겨하는 두문자어로는 ‘인?조?행’이다. 조금 과감한 해석을 덧붙이자면, 행정학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인조이 행정학(enjoy public administration)!’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담고 있는 제호이다.
본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행정의 의의와 행정학의 발달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제1장). 둘째,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뉴노멀 시대의 행정환경을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제2장). 셋째, 공공가치와 행정가치, 공직가치를 비교해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제4장). 넷째, 본서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지방자치와 지방 거버넌스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제8장). 이뿐만 아니라, 본서에서는 공공서비스 전달과 최근 그리고 향후에도 중요한 행정 이슈가 될 ‘시민참여’에 대해 풍부한 논의를 담고 있다(제9장). 다섯째, 본서에서는 우리나라의 성과관리 전반에 대해 체계적인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제10장). 여섯째, ‘제4부 정부혁신과 정부신뢰에 대한 이해’ 파트에서는 가장 최근(2020년 1월 9일) 통과된 민생법안들을 포함해 행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실무자, 연구자들이 주목해야 할 정부혁신 내용들을 담고 있다(제16장, 제17장). 이는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기본적으로 논의되는 행정이론들을 정치적 관점(혁신방안의 등장배경), 법적 관점(혁신방안의 근거 법제도), 관리적 관점(혁신방안 운영조직 등)에서 실제 최근 나타나고 있는 행정현상들을 연계하여 논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특히 제16장에서는 정부성과를 증진시키기 위해 기존의 관료제적 정부운영을 혁신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직혁신(예: 적극행정을 통한 조직행태 변화, 홀라크라시 및 애자일 조직 등 탈관료제 조직구조 운영), 인사혁신(직무전문성 강화, 역량기반 인적자원관리, 퇴직관리), 재정혁신(포용적 성장을 바탕으로 한 재정정책 등) 방안을 설명하였다. 제17장에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시민들의 정책참여와 정부신뢰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정부혁신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특히 개방?참여?소통을 강화하는 정부혁신 방안으로 참여예산제와 공론화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지식정보화와 관련해서는 경제?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부각해 논의하였다. 갈등조정과 관련해서는 지방이양일괄법 국회 본회의 통과 등을 통해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지방분권의 반대급부 현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갈등현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부혁신방안들을 논의하였다.
본서에서는 전통적으로 논의되어 오던 행정학의 다양한 이슈들, 이론들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에 주목받고 있는 여러 가지 행정현상들까지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저술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작년 이맘때 세상을 떠나신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한동안은 절망감에 빠져 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꿈속에서 “괜찮다, 슬퍼 마라…”라며 나를 다독이시는 어머니를 위해 다시 힘을 내 보기로 하였다. ‘내가 기운 내어 힘차게 살아가는 것이, 수년 동안 병상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용기 내어 꿋꿋하게 나와 가족들의 곁을 지켜주시던 어머니, 나의 소중한 어머니께 조금이라도 보답해 드릴 수 있는 길이리라.’ 이 책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나의 다짐과 하늘에 계시는 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격려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저자가 행정학적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 주신 정홍익 교수님과 미국 조지아 대학교의 J. Edward Kellough 교수님께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물론 선배 교수님들과 동료, 후배 행정학자?연구자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들로 인해 행정학의 참뜻을 알 수 있었고, 행정학의 매력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본서는 여러 선배, 동료 교수님들께서 기존에 집필하신 행정학?정책학 등 관련 서적 및 논문 등을 참조하여 이를 바탕으로 저술된 것임을 밝혀 둔다. 또한 본서의 일부 내용들은 기존에 발간된 저자의 『인간과 조직: 현재와 미래』, 그리고 『참여형 공공갈등관리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밝혀 둔다. 본서에서 발견되는 혹시 모를 오류나 실수는 오롯이 저자의 몫이다.
본서의 출판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신 박영사 안종만?안상준 대표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본서의 출판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신 이영조 차장님과 이강용 편집위원님, 본서의 디자인을 맡아 주신 안은영 위원님과 표지를 예쁘게 꾸며 주신 조아라 과장님 및 박영사 관계자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나의 가족!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는 나의 분신과도 같은 가족에게 나의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제는 곁에서 따듯한 체온을 나눌 수 없지만, 마음의 온기는 언제나 함께 나누고 있는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하신, 나의 출발점이신 어머니! 이 책을 그리운 나의 어머니에게 바치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그립습니다. 어머니의 체온을, 마음을 가슴으로 느끼며 열심히 살아 가 보겠습니다. 세상에 남겨진 또 하나의 당신이기도 한, 저를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어머니도 하늘에서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바라요! 이 책을 당신께 바칩니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2020년 2월
김 정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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