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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판을 출간 한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몇 가지만을 살펴보자.
K-pop에서 출발하여 K-movie, K-drama, K-food, K-beauty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던 상황에서 2020년에는 K-방역 유행어처럼 번졌다. 한국의 군사력 및 경제력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연성권력 / 국제적 위상이 갑자기 높아진 것을 체감한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2020년 확산된 COVID-19로 2021년 4월 현재 전세계적으로 1억 4천만 여명의 누적 확진자와, 300만 명을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의 경우 사망자가 60만 명을 육박하고 있는데, 이는 베트남전과 제1차 세계대전 및 제2차 세계대전 사망자인 9만 여명, 11만 여명, 29만 여명을 합한 숫자를 넘어서고 있다. 유럽의 봉건제도 붕괴의 출발점이 되었던 흑사병과 같이 문명사적 전환점이 될지는 불분명하지만, COVID-19가 가져온 pandemic은 산업화․세계화․도시화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포스트-코로나와 뉴노멀(new normal) 담론은 확산될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탄소중립 이슈의 확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EU를 시작으로 2020년 한․중․일, 미국이 탄소중립을 약속했고, EU와 미국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린 뉴딜을 위해 EU는 2030년까지 1조 유로(약 1,340조 원)를 미국은 2035년까지 1조 7천억 달러(약 1,888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산업경제에서 수소경제로 패러다임이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pandemic은 2020년 전 세계를 달구었던 BLM(Black Lives Matter)와 함께 SAH(Stop Asian Hate)를 불러왔다. 서구에 만연되어 있던 인종차별이 중국 때리기로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아시안 혐오 범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부정적 징후들이 나타났다. 유럽과 호주, 캐나다와 미국 등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대두된 것이다. 마치 전간기 자유주의 질서가 붕괴되고 대공황을 거치면서 전체주의가 득세했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미국에서는 2010년 중간선거에서 티파티를 중심으로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이후 미국 정치는 정파적 대립에 갇혀 버렸다. 공화당은 2014년 연방정부 부채 상향 조정을 거부하면서 시퀘스트레이션을 발동하였고 연방정부를 3주간 폐쇄(shut-down)하고 정부의 통치 기능을 마비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공화당이 반체제 정당(antisystem party)으로 진화했다고 진단하기도 했고, 미국 민주주의의 기능부전 현상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파적 대립은 2021년 트럼프가 대선결과에 불복하면서 총기를 소지한 시위대가 의회에 진입하면서 정점에 다다랐다. 한국의 정치 또한 정파적 대립이 일상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0년 중국의 급부상 이후, 미-중 사이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2020년 COVID-19가 몰고 온 보건위기는 국가 간 협력을 위축시켰을 뿐 아니라, 준진영 논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2021년에는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탄압 이슈와 함께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탄압이 이슈가 되었는데, 이는 인권 및 인도주의 개입과 관련된 이슈이면서도 미국의 인권외교 및 미-중 간의 지정학적 충돌의 시험대로 간주되고 있다.
거시적으로 본다면,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대변되는 미-중 사이의 대립이 전세계적인 안보딜레마 강도를 높이고 한국 안보환경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자유주의 세계화 확산에 따른 국제경제질서의 불안정에 따른 폴라니의 함정과 킨들버거 함정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완결된 논리로 정리하여 이 책에 담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대신 환경과 에너지, 인권과 인도주의 개입 등에 대한 내용을 보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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