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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필자가 그간 국책연구기관에서 수행했던 연구와 정부정책 수립 경험, 대학에서 경제정책론을 강의하면서 공부했던 내용에 바탕을 두고 정리한 것이다. 그동안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내내 가졌던 성찰적인 물음은, 인적자원이 이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실체가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학문적으로 경제학에서는 ‘인적자본’, 교육학과 경영학에서는 ‘인적자원개발’이라는 분명한 이론을 가지고 있다. 사회학에서도 ‘이익사회와 공동사회’ 또는 ‘기계적 연대와 유기적 연대’와 같은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분명한 이론이 있다.
인적자본은 사람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역량으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음을 상정한다. 인적자원개발은 사람이 일터라는 조직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길러진 능력을 사용하는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 대한 논의의 변천도 노동 분업의 진화와 같은 생산 활동과 깊은 관계를 가진다. 이들 이론의 공통적인 맥락은 일 또는 생산 활동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각 학문 영역에서의 논의들은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궁극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학문 영역별 논의들이 독자적으로 구분되는 논리에 의존하고 있다. 왜 학문적으로 높은 장벽의 구분되는 논의에 집착하는가? 이것이 인적자원을 새롭게 조명해보고 싶은 하나의 이유였다.또한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정책에 있어서도 크게는 경제정책과 사회정책, 좀 더 세부적으로는 복지, 교육, 고용, 산업, 과학기술 등 각각의 분명한 영역이 있다. 그것들은 귀에 익숙하지만 인적자원이라는 이름은 생경하다. 인적자원과 관련한 정책으로 산업인력, 국가인적자원개발, 인재개발 등, 그 명맥이 영 없는 것은 아니다. 국가인적자원개발은 2000년에 중앙정부의 중요한 정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인적자원개발기본법?이라는 이름만 남겨둔 채 실체가 없어졌다. 왜 그랬을까? 이 또한 인적자원이라는 이름으로 정책을 새롭게 탐구해보고 싶었던 다른 하나의 이유였다.
인적자원은 아직 이론과 정책의 독립된 영역으로 자리 잡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경제?사회 발전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용어에 거부감을 갖는 학자들도 있겠지만 학문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인적자원은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이 책 “인적자원 이론과 정책”은 전통적인 학문과 정책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인적자원을 ‘시간, 공간, 인간’의 3간이 서로 융합되는 간학문적인 관점에서 논의한다. 이 책은 인적자원으로서 사람의 역량을 기르는 것뿐만 아니라 길러진 역량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게 다룬다. 특히 한 인간의 삶 전체를 인적자원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이 책은 11장으로 구성되었다. 인적자원과 관련한 기초?이론?정책 세 영역이다. 기초는 인적자원을 논의하는 근거와 개념, 그리고 인적자원에 대한 거시적 구조에 대해 살펴본다(제1장~제3장). 이론은 인적자원의 역량을 기르고, 길러진 역량이 발현되는 것과 관련한 내용이다(제4장~제7장). 정책은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인적자원에 초점을 맞추어 조망한 다음 인적자원정책의 구조적 특성에 대해 논의한다(제8장~제11장). 각 장의 내용은 기존의 여러 이론을 바탕으로 인적자원의 관점으로 재정립하였다.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하는 데에는 가족들의 격려가 있었다. 아내는 수시로 책 쓰는 일이 어떻게 진전되었는지 물었고, 그 물음은 나의 게으름을 극복하는 토양이 되었다. 그리고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딸의 논문들은 이 책의 내용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컴퓨터와 전자분야를 전공한 아들이 학교를 마치고 취업을 하는 과정에의 고민은 이 책의 논리를 전개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끝으로 이 책의 집필에는 다른 이의 도움이 있었다. 서강대학교 남성일 교수님은 저의 석?박사학위논문 지도교수로 인적자원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셨다. 이 책 여러 곳의 내용은 남성일 선생님의 저술에 의존하였다. KDI 우천식 박사님은 오랜 도반으로 함께 국가정책을 기획?수립하면서 인적자원정책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전재식 박사님은 한국의 인적자원 수급전망 모형에 대해 조언을 주었고, 최현식 연구원님은 인적자원개발 및 교육에 관한 필자와의 토론에 응해주었다. 이 분들께 지면을 빌려 감사드린다.
끝으로 박영사는 책 출판을 흔쾌히 수락하고, 책의 교정과 출판의 노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책 출판을 위한 의사결정과 출판과정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은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
2021년 7월
김 형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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