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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형법총론

2022 형법총론 요약정보 및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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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박영사
저자 최호진
페이지 984
출간일 2022년 0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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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이 출범한 후 법학 교육의 양상은 많이 달라졌다. 로스쿨이 법률실무가를 양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증가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사이에 법학은 그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법학 교육이 오로지 실무가를 양산하는 것만이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닐진대 한국의 법학 교육은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달려가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판례실증주의’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하였다. 형법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돈된 법이론적 지식 습득보다는 구체적 사건에 대한 판단 결과인 판례의 결론만을 외우는 것이 법학 공부로 치부되는 모습도 종종 발견된다.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에서도, 변호사시험에서도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이라는 조건은 법이론을 무시해도 괜찮다는 강력한 암시를 주고 있다.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대법원이 구체적 사건에 따라 해결한 결과물인 판결에 ‘○○사건’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결론만을 외우는 것은 공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결의 결론은 일반화된 법리를 구체적 사건에 적용한 것에 불과하다. 하나의 법리에서 수십 개의 사례가 나온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케이스 암기’는 형법 공부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물론 ‘법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례를 공부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사례 연구는 법률의 연구에 있어서 구체적 사례에 관하여 분석·검토하며, 그 사례에 반영되어 있는 원리를 발견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교육상 방법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법규정을 구체적 사안에 적용하는 것이 우리 형법학의 기본방법이라면 형법 이론에 대한 체계적 이해는 형법 공부에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가끔 교과서나 국가시험에 소개되는 케이스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그 케이스가 법리에 잘 맞는 것이라면 그것을 귀한 교과서의 지면이나 중요한 국가시험에 출제할 이유가 적다. 그 케이스가 독특하거나, 이례적인 사건 진행이라서 소개되고 분석되고 출제되는 것이다. 대표적 리딩케이스라서 소개되고 분석되고 출제되는 것에 대해서는 꼼꼼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 리딩케이스는 법리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합의체 판결 또한 기존 대법원이 유지하고 있던 법리를 새로운 법리로 전환한 것이기 때문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개별 사례를 공부하는 목적은 오랫동안 구축된 법리를 익히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사례를 접했을 때 수많은 법리 중에 어느 법리가 적합한지를 찾아낸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법률가가 된 것이다. 마치 내과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듣고 병명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과 같다. 이때 놀라운 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기술은 그것을 하라고 개발된 것이다. 이에 더 나아가 판결문 뒤에 숨겨져 있는 사람들의 삶을 읽어내고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더더욱 훌륭한 법률가가 된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분노와 절망, 그리고 구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대는 존경받는 법률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형법을 강의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형법의 내용을 어떻게 하면 쉽게 그리고 정확하게 전달할 것인가이다. 이론 중심으로만 내용을 구성할 것이 아니라 복잡한 형법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와 판례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대법원 판례뿐만 아니라 가능한 쉬운 사례를 많이 제시하여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특히 대법원 판례는 실생활에서 발생한 수많은 사건에 대한 형법해석의 결과이기도 하며, 형법 공부에서 중요한 수업교재이다. 본문 내용 중 중요판례에 대해서는 판결요지뿐만 아니라 사실관계와 이에 대한 간단한 해설까지 언급하였다. 판례의 결론뿐만 아니라 그러한 결론이 도출되는 논리적 과정까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0년 4월 전국 25개 로스쿨 교수들이 모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형법 표준판례를 선정해 공개했다. 형법의 기본이념과 법리를 잘 설명하고 있는 판례들이다. 선정된 판례를 모두 반영하였다. 매달 2회씩 법원공보를 참고하여 형법 공부에 도움이 되는 판례를 선정하였다. 2021년 말까지 선고된 대법원 판례를 반영하였다.
학자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 데 큰 모범이 되시는 김성돈 교수님의 학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스승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이 책 또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이 나오는 데에는 많은 분들의 조력이 있었다. 단국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허정현과 독일 오스나뷔르크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백소연은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꼼꼼하게 지적을 해주었다. 감사의 말을 전한다. 형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 내용을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목표로 하였다. 그러한 목표를 이루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므로 계속 꾸준히 수정하고 보완할 것이다.

 


2022년 1월

최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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